시편 74:12-17 “12. 하나님은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 사람에게 구원을 베푸셨나이다 13. 주께서 주의 능력으로 바다를 나누시고 물 가운데 용들의 머리를 깨뜨리셨으며 14. 리워야단의 머리를 부수시고 그것을 사막에 사는 자에게 음식물로 주셨으며 15. 주께서 바위를 쪼개어 큰 물을 내시며 주께서 늘 흐르는 강들을 마르게 하셨나이다 16. 낮도 주의 것이요 밤도 주의 것이라 주께서 빛과 해를 마련하셨으며 17. 주께서 땅의 경계를 정하시며 주께서 여름과 겨울을 만드셨나이다”
우리의 삶이 폐허 같은 현실일지라도 왕 되신 하나님께서 그 현실을 구원하십니다. 시편 74편은 바벨론의 침략으로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 공동체가 짓밟힌 절망의 자리에서 드려지는 기도이지만, 시인은 현실의 참혹함에만 머물지 않고 시선을 돌려 “하나님은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고 고백합니다. 회복의 근거는 인간의 어떤 노력이나 다른 것에 의한 가능성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스리고 계시는 하나님께 있다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는 말은, 과거에도 왕이셨고, 지금도 왕이시고, 앞으로도 왕이시라는 뜻입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 임마누엘의 하나님, 여호와이레의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은 혼돈의 세력을 꺾으십니다. 13-14절에서 바다와 용들, 리워야단 같은 이미지는 단순한 괴물 묘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를 거스르는 혼돈과 무질서의 세력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혼돈과 무질서의 세력을 제압하시고 자기 백성과 자신의 창조 세계를 되찾아 주십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하심은 마음의 평안 정도가 아니라, 깨진 질서를 붙드시고 대적하는 세력을 꺾으시며 다스리십니다.
15-17절에서 시인은 “주께서 바위를 쪼개어 큰 물을 내시며 주께서 늘 흐르는 강물을 마르게 하시며”, “낮도 주의 것이요 밤도 주의 것”, “땅의 경계를 정하시며 여름과 겨울을 만드셨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과거의 하나님의 능력을 회상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물의 흐름, 낮과 밤, 빛과 해, 땅의 경계와 계절까지 주관하신다는 선언을 통해, 구원이 곧 창조 질서의 회복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혼돈을 잠잠케 하신 뒤 그냥 내버려 두시는 분이 아니라, 그곳에 생명이 흐르게 하시며 질서를 세우시고 계절을 순환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구속은 단순히 깨진 것을 붙이는 원상복구에 그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쓰레기장에서 건져낸 물건처럼 겨우 보존하시는 분이 아니라, 예술가가 작품을 완전히 복원하듯 우리를 “새로운 피조물”로 재창조하시는 끝까지 책임지시고 새롭게 이루십니다. 우리의 아픈 상처가 다른 이를 품는 통로가 되고, 절망하던 자가 다시 예배자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이 곧 하나님의 새 창조 방식입니다. 우리의 현실이 아무리 “금요일”처럼 어둡고 실패처럼 보여도 우리 주님은 이미 “부활의 주일”의 승리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비록 지금의 삶이 어려워 보일지라도, 창조주 하나님은 결코 자신의 걸작품을 미완성으로 버려두지 않으시고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끝내 이루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낙담스러운 현실을 바라보지 말고, 창조주이시며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신뢰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혼돈과 혼란스러운 현실을 꺾고 당신의 삶에 창조 질서를 회복하시며 새 창조의 구원과 회복을 이루실 왕되신 주님을 신뢰하는 복된 날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손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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