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 11:3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히브리서 11장 3절은 믿음의 본질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라는 말씀은, 믿음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신뢰하는 삶의 자세임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창조의 순간을 본 적이 없지만, 하나님의 계시된 말씀을 통해 이 세계의 시작과 의미를 압니다. 그러므로 성경적 믿음은 내 감정이나 원하는 것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드러내신 하나님을 붙드는 것입니다.
믿음은 경험이나 감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헌신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특별한 체험을 기준 삼으려 할 때, 오히려 믿음의 중심에서 벗어나기 쉽습니다. 참된 믿음은 “내가 무엇을 느끼는가”보다 “주님은 누구신가”에 더 깊이 뿌리내립니다. 그래서 믿음은 감정이 뜨거운 날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식고 현실이 무거워 보일 때에도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을 사상으로 설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믿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을 보여 줍니다. 아벨과 노아, 아브라함과 사라는 보이는 조건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실제적으로 여겼습니다. 믿음은 특별한 순간의 영감만 기다리는 삶이 아니라, 매일의 자리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입니다. 결국 하나님이 창조주이시라는 고백은 오늘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고백이며, 그 믿음은 우리의 말과 태도와 관계를 바꾸어 놓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보이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보다 더 깊은 현실, 곧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붙드는 것입니다. 통장의 잔고가 하나님의 약속보다 커 보이고, 나의 상처가 하나님의 사랑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지고, 내일의 불안이 하나님의 인도하심보다 더 실제처럼 다가오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바로 그 자리에서 다 알지 못해도 하나님은 선하시다. 나는 다 보지 못해도 주님의 말씀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고백하며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릴 때마다 다시 하나님께 의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믿음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우리가 믿음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께서 우리를 붙들고 계십니다. 우리의 믿음은 작고 자주 흔들리지만, 우리를 향한 주님의 은혜는 작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무너질 수 있어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약속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큰 믿음을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니라, 이미 우리를 위해 오시고, 붙드시고, 끝까지 버리지 않으시는 예수님께 다시 시선을 두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은혜는 흔들리는 자를 정죄하지 않고 품어 줍니다. 그리스도의 위로는 눈물 가운데 있는 자를 외면하지 않고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오늘도 보이는 것 너머에서 일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그 은혜와 사랑 안에서 믿음으로 살아냄으로써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복된 날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손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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